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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 심리학: 뇌과학으로 제어하는 투자의 본능
7예상 10중급

믿고 싶은 것만 보는 뇌: 확증 편향과 사후 과잉 확신

자신의 투자 판단에 맞는 정보만 수집하는 확증 편향이 어떻게 시스템 2의 객관적인 사고를 마비시키는지 알아봅니다.

내가 산 주식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불안한 마음에 스마트폰을 켜고 관련 뉴스를 검색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악재를 다룬 기사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지금이 바닥이다", "반등이 머지않았다"는 전문가의 희망적인 분석 글만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요? 아닙니다. 우리의 뇌가 자신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정보를 필터링하는 것입니다. 이번 7회차에서는 투자자들을 가장 오랫동안 물려있게 만드는 두뇌의 무서운 착각,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사후 과잉 확신(Hindsight Bias)에 대해 알아봅니다.

확증 편향: 답을 정해놓고 근거를 찾다

인간의 뇌는 인지적 에너지를 아끼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뇌가 가장 싫어하는 상태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기존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정하는 것'입니다. 믿음을 수정하려면 시스템 2(이성)를 강제로 켜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며 정보를 다시 분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에너지 소모를 막기 위해 뇌는 아주 비겁하지만 효율적인 꼼수를 부립니다. 자신이 이미 내린 결론과 일치하는 정보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배치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깎아내리는 것입니다. 이를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합니다.

트레이딩에서의 확증 편향

어떤 투자자가 'A 코인이 곧 폭등할 것'이라는 직관(시스템 1)에 꽂혀 거액을 매수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A 코인 재단에 불법 자금이 연루되었다는 심각한 뉴스가 뜹니다. 객관적인 시스템 2라면 즉각 손절매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확증 편향에 빠진 뇌는 이렇게 반응합니다. "이건 세력들이 개미들을 털어내기 위해 고의로 퍼뜨린 가짜 뉴스(FUD)야!" 그리고는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자신과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의 글만 찾아 읽고 안도합니다.

인지 부조화와 합리화의 늪

확증 편향의 근저에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는 심리학적 고통이 숨어 있습니다. "나는 합리적인 투자자다"라는 믿음과 "내가 산 주식이 폭락하고 있다(나의 선택이 틀렸다)"라는 현실이 충돌할 때, 인간은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 고통을 없애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고 손절하는 것(고통스러움)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의 정보를 왜곡하여 내 선택이 맞았다고 억지로 합리화하는 것(편안함)입니다. 뇌는 당연히 에너지가 덜 들고 편안한 후자를 선택합니다. 확증 편향은 이 인지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뇌가 투여하는 '심리적 진통제'인 셈입니다.

사후 과잉 확신: "내 그럴 줄 알았지!"

확증 편향이 현재의 정보를 왜곡한다면, 사후 과잉 확신(Hindsight Bias)은 과거의 기억을 왜곡합니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에 "거봐,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차트를 보니까 어제 폭락할 게 뻔했네"라며 마치 처음부터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하고 있었던 것처럼 착각하는 현상입니다.

과거를 예언하는 마법사

주가가 폭락하고 나서 뒤늦게 차트를 열어보면, 폭락을 암시하는 신호들이 너무나 뚜렷하게 보입니다. 뇌는 결과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수많은 노이즈 중에서 결과와 일치하는 신호만 쏙쏙 뽑아내어 '완벽한 인과관계'의 스토리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는 "나는 이 폭락을 예측할 능력이 있었다"고 굳게 믿어버립니다.

사후 과잉 확신이 투자에 미치는 악영향

트레이더가 사후 과잉 확신에 빠지면 매우 위험해집니다. 지나고 보면 모든 차트가 쉬워 보이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시스템 2의 분석력)을 과대평가하게 됩니다. "다음번에는 바닥에서 정확히 잡고 꼭대기에서 팔 수 있어"라는 오만함에 빠져 레버리지를 크게 쓰거나 무리한 베팅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시장은 과거의 패턴이 그대로 반복되지 않는 불확실성의 연속인데도 말이죠. 뇌가 만들어낸 '인과관계의 환상'에 속아, 통계와 확률을 무시하고 자신의 직관을 신격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확증 편향을 부수는 훈련법

뇌의 이러한 왜곡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나의 뇌가 나를 속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객관성을 강제로 유지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반증(Falsification) 찾기 훈련

  1. 1매수 버튼을 누르기 직전, 이 주식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3가지를 억지로 적어본다.
  2. 2내가 보유한 종목에 대한 분석 글을 읽을 때, 무조건 '부정적인 전망(비관론)'을 다룬 리포트부터 먼저 찾아서 정독한다.
  3. 3매매 일지를 쓸 때 '왜 성공했는가'보다 '나의 원래 예측과 다르게 흘러간 변수는 무엇인가'를 기록한다.

칼 포퍼(Karl Popper)라는 철학자가 말했듯, 진정한 과학적 태도는 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할 반례(반증)를 찾는 데 있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확증 편향에 빠져 "오를 이유"만 찾는 사람은 언젠가 시장에서 도태됩니다.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시스템 2를 가동해 반대 증거를 수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습니다.

다음 8회차에서는 내가 맞고 틀린 것을 떠나, 주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갈 때 나의 이성이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져 내리는지, FOMO(Fear Of Missing Out)와 군중 심리의 신경학적 원인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개념 퀴즈

퀴즈 답을 맞춰야 학습 완료가 됩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에, 마치 자신은 처음부터 그 결과가 나올 줄 확실히 알고 있었다고 착각하는 인지 편향을 무엇이라고 하나요?

3줄 요약

  1. 1인간의 뇌는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만 수용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려는 '확증 편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2. 2결과가 나온 뒤 과거의 차트나 사건을 보며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착각하는 '사후 과잉 확신'은 투자자의 오만함을 부릅니다.
  3. 3이러한 뇌의 착각을 극복하려면 매수 전 반드시 반대되는 근거(악재)를 억지로 찾아보고 분석하는 '반증 훈련'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