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 신의 도시와 시간의 본질
초기 기독교 철학을 대표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과 '신국론'을 통해 그의 시간론과 악의 문제에 대한 통찰을 살펴봅니다.
고대 철학과 중세 철학을 잇는 가장 중요한 다리, 아우구스티누스를 만나봅니다. 그는 플라톤 철학을 기독교 신학과 결합하여 서양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의 대표작 『고백록』과 『신국론』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역사, 그리고 신과 세계의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살펴보겠습니다.
플라톤 철학과 만난 기독교 사상가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354-430)는 북아프리카의 히포(Hippo) 지역 주교이자, 초기 기독교 교회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신학자이자 철학자였습니다. 젊은 시절 마니교에 심취하기도 했지만, 플라톤주의 철학을 접하며 기독교로 회심하게 됩니다.
그의 사상은 플라톤 철학을 기독교 교리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플라톤이 말한 초월적인 '이데아'의 세계를 기독교의 '신'의 내면에 있는 완전한 예지(divine ideas)로 이해했습니다. 이처럼 이성과 신앙의 조화를 추구한 그의 철학은 이후 1,000년간 이어질 중세 철학의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고백록』과 시간의 신비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서 『고백록』(Confessiones)은 단순히 자신의 삶을 기록한 자서전이 아닙니다. 이 책은 자신의 과거를 신 앞에 고백하며 기억, 영혼, 그리고 시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시간론은 매우 독창적입니다. 그는 "과거는 이미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며, 현재는 영원하지 않다"고 말하며 시간의 실체를 파고듭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시간이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 즉 영혼 안에서 경험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정의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론
시간은 인간의 영혼이 늘어나고 확장되는 것(distentio animi)입니다. 과거는 '기억'이라는 현재적 활동으로, 미래는 '기대'라는 현재적 활동으로, 그리고 현재는 '주시'라는 활동으로 영혼 안에서만 존재합니다. 즉, 과거-현재-미래는 '과거에 대한 현재', '현재에 대한 현재', '미래에 대한 현재'라는 세 가지 현재일 뿐입니다.
지상의 도시 vs. 신의 도시: 『신국론』
아우구스티누스의 또 다른 대표작은 『신국론』(De civitate Dei), 즉 '신의 도시'입니다. 이 책은 410년 로마가 약탈당한 후, "로마가 기독교를 받아들여 망했다"는 비난에 답하기 위해 쓰였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인류의 역사를 '신의 도시'와 '지상의 도시'라는 두 공동체의 투쟁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이 두 도시는 물리적인 국가나 장소가 아니라, 인간이 무엇을 사랑하느냐에 따라 나뉘는 영적인 공동체입니다.
두 도시의 비교
| 구분 | 지상의 도시 (Civitas Terrena) | 신의 도시 (Civitas Dei) |
|---|---|---|
| 사랑의 대상 | 자기 자신과 세속적 가치 | 신(God)과 영원한 가치 |
| 추구하는 평화 | 일시적이고 불완전한 평화 | 영원하고 완전한 평화 |
| 구성원 | 자신을 사랑하여 신을 경멸하는 자들 | 신을 사랑하여 자신을 경멸하는 자들 |
| 궁극적 운명 | 영원한 벌 | 영원한 구원 |
그는 로마 제국과 같은 지상의 국가는 필연적으로 흥망성쇠를 겪지만, 신의 도시는 영원히 지속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그는 지상의 역사를 넘어선 신의 섭리와 구원의 역사를 제시했습니다.
악은 선의 결여일 뿐
"전지전능하고 선한 신이 창조한 세계에 왜 악(evil)이 존재하는가?" 이는 신학의 오랜 난제였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에 대해 '악은 실체가 아니라 선의 결여(privatio boni)'라는 유명한 해답을 내놓았습니다.
악(惡)은 선(善)의 결여
악은 신이 창조한 어떤 독립적인 실체나 힘이 아닙니다. 대신, 마땅히 있어야 할 선(good)이 부족하거나 없는 상태를 '악'이라고 부를 뿐입니다. 예를 들어, 어둠이 빛의 부재이듯, 질병은 건강의 부재이며, 악은 선의 부재 상태입니다.
인간의 악행은 신이 부여한 '자유의지'를 잘못 사용하여 신에게서 멀어지고 선을 저버린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악의 책임은 신이 아니라 자유의지를 남용한 인간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선의 결여'라는 개념의 예시
우리가 '구멍'을 볼 때, 구멍은 무언가로 채워진 실체가 아닙니다. 그것은 원래 채워져 있어야 할 부분이 비어 있는 '결핍' 상태를 가리킵니다. 마찬가지로, '실명'은 눈에 무언가 사악한 것이 들어찬 상태가 아니라, '시력'이라는 선한 기능이 결여된 상태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악 역시 이와 같다고 보았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철학은 개인의 내면 탐구에서부터 인류 역사의 거대한 흐름, 그리고 선과 악의 근본적인 문제까지 다루며 이후 서양 철학과 신학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개념 퀴즈
퀴즈 답을 맞춰야 학습 완료가 됩니다.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악(evil)'의 본질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줄 요약
- 1아우구스티누스는 플라톤 철학을 바탕으로 기독교 사상을 체계화하여 중세 철학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 2시간은 객관적 실재가 아니라 기억, 주시, 기대로 이루어진 인간 영혼의 주관적 경험이라고 보았습니다.
- 3인류 역사를 '신의 도시'와 '지상의 도시' 간의 투쟁으로 해석했으며, 악은 독립된 실체가 아닌 '선의 결여'라고 설명했습니다.